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저평가 원인 심층적 분석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회사로, 그룹 내 중요한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평가(내재)가치 대비 기업가치(시가총액)는 크게 저평가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저평가의 원인이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삼성물산의 저평가 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 그리고 논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중요한 작업이었습니다.
2015년,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패션과 화학사업을 영위하고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이재용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높았습니다. 반면,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며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한 회사였습니다.
삼성그룹은 두 회사를 합병해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모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여 그룹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합병 비율 논란과 엘리엇의 반발
하지만 이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상당한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합병 비율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로 결정되었는데, 이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산정되었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일모직은 이재용 회장의 지분율이 높았던 회사로, 이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의 가치보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책정하여 이재용 회장에게 유리하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합병에 반대하는 서한을 주주들에게 보내고, 삼성물산 이사회에 합병 중단을 요청하는 법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엘리엇은 법원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안건이 승인되었습니다. 이는 삼성물산의 우호적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표를 던진 것이 주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찬성 덕분에 삼성은 주주총회에서 69.53%의 찬성표를 얻어 합병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삼성 측의 입장을 고려해 부당하게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엘리엇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Investor-State Dispute,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를 제기하여 약 8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 소송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 저평가와 주요 보유 자산
합병 후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회사로 남아 있지만, 시장에서의 가치는 크게 저평가되어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 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삼성전자: 5% 보유 (약 26조 원 상당)
- 삼성바이오로직스: 43.44% 보유 (약 18조 원 상당)
- 삼성SDS: 17.08% 보유 (약 4조 원 상당)
단순 계산만으로도 삼성물산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48조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약 24조원 수준으로, 보유 지분가치 대비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는 삼성물산의 저평가가 지배구조 문제와 코리아디스카운트 등의 영향으로 인해 극심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평가 원인: 코리아디스카운트와 지속적인 규제 리스크
삼성물산의 저평가에는 오랜 기간 한국 기업에 영향을 미쳐온 코리아디스카운트와 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하며, 주요 원인으로는 오너 리스크, 복잡한 지배구조, 규제 불확실성이 꼽힙니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오너 리스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총수 일가가 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위해 삼성물산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지배구조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줄 수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인식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규제 리스크와 상속세 문제
이재용 회장을 포함한 삼성가 일가는 2020년 이건희 회장 사망 이후 12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로,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을 일부 매각하거나 자산을 처분할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담보로 활용되거나 배당 확대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정책 확대 요구
올해 1분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는 해외 행동주의 펀드와 국내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배당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특히, 삼성물산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주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당 성향 상향: 현재 삼성물산의 배당 성향이 국내 주요 대기업 대비 낮은 수준임을 지적하며 배당 성향을 최소 30%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확대: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사업 부문 구조조정: 행동주의 펀드들은 삼성물산의 복잡한 사업 구조가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를 저해한다고 보고, 비핵심 자산이나 수익성이 낮은 부문의 매각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며, 현금 보유를 통한 장기적 성장을 강조하면서 즉각적인 배당 확대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주주총회 표결에서 배당 확대 안건은 부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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